디지털 자산 상속의 법적 기준
디지털 자산 상속에 관한 법적 기준은 국가마다 다르며, 한국의 경우 아직 명확한 법률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 유산의 상속과 관련된 별도의 법 규정이 없어 온라인서비스운영자별 정책에 의해 처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에 따르면 '피상속인에게 귀속된 모든 재산 중 금전으로 환산 가능한 경제적 가치가 있는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권리'가 상속 대상입니다. 따라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은 상속이 가능하지만, SNS 계정이나 이메일 등은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제 고객 중 한 분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블로그에 접근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가족들이 월 100만원 이상의 애드센스 수익이 발생하는 블로그를 관리할 수 없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자산 상속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디지털 자산 유형별 상속 가능성
디지털 자산은 크게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자산과 개인적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 유형별 상속 가능성을 살펴보겠습니다.
1. 경제적 가치가 있는 디지털 자산
- 가상자산(암호화폐): 민법 제98조에 따라 동산으로 간주되어 상속이 가능합니다. 다만, 개인키(private key)를 공유하지 않을 경우 유족이 자산에 접근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의 암호화폐 투자자 매튜 멜론은 사망 당시 10억 달러 상당의 XRP를 보유했으나 개인키를 공유하지 않아 유족이 자산을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 애드센스 계정: 구글의 정책에 따르면, 계정 소유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애드센스 시스템은 자동으로 등록된 계좌로 계속 입금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국세청이 사망한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로 세금 서류가 발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구글에 알리게 되고, 결국 수익 지급이 중단될 수 있습니다.
2. 개인적 가치가 있는 디지털 자산
- SNS 계정, 이메일: 이러한 자산은 인격적 가치가 있는 정보로 볼 수 있어 상속이 제한적입니다. 천안함 마흔여섯 용사 중 34명의 유족이 싸이월드에 고인의 디지털 유산 상속을 신청했지만, 9명은 자료를 비공개로 해놓아서 사진 한 장 받지 못한 사례가 있습니다.
- 블로그, 유튜브 채널: 구글 계정과 연동되어 있어 계정 접근 권한이 없으면 상속이 어렵습니다. 구글은 사망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에, 자동으로 유족에게 계정 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디지털 자산 상속을 위한 사전 준비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상속하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필수적입니다. 제가 고객들에게 항상 권장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구글의 비활성 계정 관리자 설정
구글은 '비활성 계정 관리자(Inactive Account Manager)'를 제공합니다. 이 기능을 설정하면 일정 기간 계정에 로그인하지 않을 경우, 지정한 사람에게 계정 접근 권한을 자동으로 부여합니다. 블로그와 애드센스를 운영하는 분들에게 특히 유용한 기능입니다.
작년에 제가 관리하던 한 블로거는 이 기능을 설정해 두었기 때문에, 그가 갑작스러운 건강 문제로 3개월간 입원했을 때 지정된 가족이 블로그를 계속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2. 디지털 자산 목록 작성
모든 디지털 자산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세요.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엑셀이나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다음 정보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 블로그, 이메일, SNS, 금융 계좌, 암호화폐 지갑 등 모든 계정
- 각 계정의 용도와 중요도
- 로그인 ID (비밀번호는 별도 보관)
3. 법적 대리인 지정
디지털 자산 상속이 법적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법적 대리인으로 지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호사나 가족 중 한 명을 담당자로 지정하세요.
디지털 자산 상속의 실제 사례
디지털 자산 상속과 관련된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그 중요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상속 사례
미국에서는 한 유명 유튜버의 사망 후 가족이 그의 유튜브 채널을 관리하게 된 사례가 있습니다. 구글의 디지털 유산 관리자 설정이 제대로 되어 있어 상속이 원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제 고객 중 한 분은 암호화폐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개인키를 안전한 곳에 보관하고 그 위치를 가족에게 알려두었습니다. 덕분에 그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가족들이 자산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실패한 상속 사례
반면, 사전 준비 없이 디지털 자산을 남긴 경우 유족들은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제 지인은 이 과정을 통해 부모님의 계정에 접근하려고 했지만, 6개월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었고 여러 법적 문서를 제출해야 했습니다.
또한 2010년에 사망한 한 유튜버의 채널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누구도 그 수익에 접근할 수 없는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마치며: 지금 바로 디지털 자산 상속 계획 세우기
디지털 자산 상속 계획은 미루기 쉽지만, 블로그와 온라인 자산을 가진 모든 분들에게 필수적인 작업입니다. 10년간의 블로그 컨설팅 경험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미리 준비하라"는 것입니다.
오늘 바로 다음 단계를 실행해 보세요:
- 구글 비활성 계정 관리자를 설정하세요
- 디지털 자산 목록을 작성하세요
- 중요한 접근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알려주세요
- 가족이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이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세요
이러한 준비는 여러분의 디지털 유산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줄이는 현명한 선택입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디지털 자산이 의도대로 관리될 수 있도록, 지금 바로 행동에 옮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