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후에도 남는 온라인 흔적들
"디지털 유산이 뭐야?" 라고 물으신다면, 간단히 말해 당신이 이 세상에 남기는 모든 디지털 흔적이에요. 지난달 제 고객 중 한 분이 이렇게 물으시더라고요. "김 컨설턴트님, 제가 죽으면 제 블로그는 어떻게 되나요?"
사실 이건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어요. 첫째, 당신의 아이디와 비번 같은 '계정정보'. 둘째, 이메일에 담긴 개인적인 내용들인 '이용정보'. 셋째, 인스타에 올린 사진이나 블로그 글처럼 '공개 정보'죠.
헐, 생각해보니 저도 계정이 최소 50개는 넘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한번 세어보세요. 이메일, 카톡, 인스타, 페북, 넷플, 쿠팡, 네이버페이... 끝도 없죠? 문제는 이런 계정들이 나 없이 어떻게 처리될지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다는 거예요. 진짜 골치 아픈 부분이죠.
준비 안 하면 이런 일이...
작년에 제가 컨설팅하던 한 유튜버분이 갑작스런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그분 채널은 월 수입이 꽤 괜찮았는데, 가족들이 접근할 방법이 전혀 없었죠. 비번도 모르고, 구글은 보안정책 때문에 계정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어요. 결국 수익이 그냥 묶여버렸죠. 아직도 그 가족분들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요.
또 2019년엔 제 지인 블로거가 암 진단 받고 자기 블로그 처리 문제로 상담한 적 있어요. 8년간 키운 블로그에 광고 수익이 꽤 됐거든요. 결국 비밀번호 목록을 종이에 적어 금고에 보관하는 방법을 택했지만, 법적으론 여전히 불안정했어요. 그 친구 말로는 "내 디지털 인생이 종이 한 장에 달려있다니 웃기지 않냐"고 하더라구요.
플랫폼마다 다른 사후 계정 정책
각 서비스마다 사망자 계정 처리 방식이 완전 제각각이라 헷갈려요. 제가 직접 알아본 내용 공유할게요.
네이버는 좀 보수적이에요. 작년에 제 클라이언트 가족이 문의했을 때, 네이버는 고인의 아이디/비번을 절대 알려주지 않더라고요. 대신 유족임을 증명하면 계정 삭제는 도와주고, 블로그 같은 공개 자료는 백업해준대요.
구글은 좀 똑똑해요! "비활성 계정 관리자"라는 기능이 있어서, 내가 오랫동안 로그인 안 하면 특정인에게 데이터를 넘길 수 있게 미리 설정할 수 있어요. 근데 이거 설정 안 해놓으면... 음, 가족들 고생길 열리는 거죠. 지난번에 설정하는데 5분도 안 걸렸어요. 진짜 꿀팁!
페북이랑 인스타는 "추모계정" 기능이 있어요. 작년에 제 대학 동창이 세상 떠났는데, 페북이 추모계정으로 바뀌어서 친구들이 추억을 나눌 수 있었어요. 근데 이것도 미리 "상속자" 지정 안 해놓으면 가족들이 로그인 못 해요.
내 디지털 흔적 정리하는 현실적인 방법
자, 이제 실제로 뭘 해야 할지 알려드릴게요. 제가 지난 3년간 직접 실천하고 있는 방법들이에요:
- 일단 디지털 자산 목록부터 만들어요. 저는 엑셀에 다 정리했어요. 중요도 순으로요! 메일, SNS, 블로그, 은행, 비트코인 지갑... 다 적어두세요. 지난주에 정리했더니 무려 63개 계정이 나오더라고요, 헉!
- 그리고 각 서비스의 상속 기능을 찾아서 설정해요. 구글 비활성 계정 관리자는 진짜 필수! 페북 상속자 기능도요. 이거 설정하는데 진짜 10분도 안 걸려요.
- 비밀번호 관리 도구도 강추해요. 저는 라스트패스 쓰는데, 비상연락처 기능이 있어서 내가 지정한 사람에게 긴급시 접근권한을 줄 수 있어요. 작년에 해외여행 갔다가 폰 잃어버렸을 때 진짜 유용했어요!
- 디지털 유언장도 써보세요. 법적 구속력은 아직 부족하지만, 가족들에게 내 의향을 알리는 데 도움돼요. 저는 공증까지 받아뒀어요.
- 그리고 가끔씩 안 쓰는 계정은 정리해요. 지난 달에 대청소하듯 10개 계정 삭제했더니 속이 다 시원하더라고요!
앞으로 달라질 디지털 유산 제도
한국은 아직 디지털 유산 관련 법이 부실해요. 근데 희소식! 요즘 '디지털 유산법' 논의가 활발하대요. 이 법이 통과되면 내 디지털 자산을 합법적으로 상속할 수 있게 된대요.
이건 정말 필요한 변화예요. 제 유튜버 고객 중에는 월 수백만원 버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수익원이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하잖아요? 얼마 전 만난 한 파워블로거는 "내 블로그가 내 아파트보다 가치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걸 자식한테 물려줄 방법이 없다"며 한숨 쉬더라고요.
오늘부터 시작해요!
"아, 나중에 해야지~" 하고 미루기 쉽지만, 솔직히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요? 지난주에도 건강하던 지인이 갑자기 쓰러져서 가족들이 디지털 계정 때문에 고생하는 걸 봤어요.
여러분의 소중한 추억과 자산, 제대로 지켜주세요! 비밀번호 목록 만들고, 구글 비활성 계정 관리자 설정하고, 페북 상속자 지정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30분이면 충분해요.
어제 저녁에 제 모든 디지털 계정을 정리하고 나니 묘한 안도감이 들더라고요. 마치 보험 들어놓은 것처럼요. 여러분도 이 기분 느껴보세요! 지금 당장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