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사망 전 유언장을 작성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54%인데 반해 실제로 유언장을 작성한 비율은 고작 3~5%에 불과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디지털 유산 관리를 미루고 계신가요?
블로그와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10년 넘게 일하며 많은 사람들이 이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늘은 복잡한 법률 지식 없이도 누구나 쉽게 디지털 유언장을 무료로 작성할 수 있는 방법과 도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디지털 유언장이란 무엇이며 왜 필요한가?
디지털 유언장은 우리가 온라인에 남긴 모든 흔적과 자산에 대한 관리 계획을 담은 문서입니다. 이메일, SNS 계정, 블로그,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 암호화폐 지갑 등 모든 디지털 자산이 포함됩니다.
작년에 만난 한 의뢰인은 가족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클라우드에 저장된 중요한 사업 서류와 가족사진에 접근할 수 없어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디지털 유언장은 단순한 재산 상속을 넘어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거나, 자신의 온라인 흔적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도구입니다.
무료로 디지털 유언장을 작성할 수 있는 5가지 방법
1. 구글 '비활성 계정 관리자' 활용하기
구글에서 제공하는 '비활성 계정 관리자(Inactive Account Manager)' 기능을 활용하면 계정이 일정 기간 동안 사용되지 않을 때 지정한 사람에게 데이터를 전달하거나 삭제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설정 방법:
- 구글 계정에 로그인합니다
- https://myaccount.google.com/inactive 페이지에 접속합니다
- 비활성 기간과 알림 연락처를 설정합니다
- 데이터를 공유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지정합니다
지난 겨울에 이 기능을 설정해봤는데, 10분도 안 걸렸습니다. 특히 구글 드라이브에 중요한 문서를 보관하는 분들에게 필수적인 설정입니다.
2. 페이스북 '추모 계정 설정' 이용하기
페이스북에서는 '추모 계정 관리'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사망 후 계정이 '추모 계정'으로 전환되거나 완전히 삭제되도록 미리 설정할 수 있습니다.
설정 방법:
- 페이스북 설정 메뉴로 이동합니다
- '개인정보' 섹션에서 '추모 계정 관리'를 찾습니다
-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지정하거나 계정 삭제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지인의 페이스북 계정이 추모 계정으로 전환된 것을 보았는데, 가족들이 그의 추억을 공유하고 기억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3. 애플 '디지털 유산 관리자' 설정하기
애플은 iOS 15.2부터 '디지털 유산 관리자'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이 기능을 통해 사망 이후 데이터를 전달받을 사람을 미리 지정할 수 있습니다.
설정 방법:
- 아이폰의 설정 앱을 엽니다
- Apple ID > 암호 및 보안 > 디지털 유산 관리자로 이동합니다
- 최대 5명까지 신뢰할 수 있는 연락처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특히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된 소중한 사진과 메모를 보존하고 싶은 분들에게 유용합니다. 한 지인은 이 기능 덕분에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의 마지막 여행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4. '남김' 앱으로 모바일 디지털 유언장 작성하기
'남김'은 웰빙&웰다잉 전문 IT기업 ㈜웰브가 개발한 모바일 디지털 유언장 서비스입니다. 이 앱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안전하게 유언을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사용 방법:
-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남김' 앱을 다운로드합니다
- 앱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유언 템플릿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합니다
- 안내에 따라 유언 내용을 작성합니다
지난달에 이 앱을 사용해본 결과, 상속, 법률, 장례 등 유언 작성 중에 고민이 될 수 있는 전문분야에 대해 무료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여 매우 유용했습니다.
5. 법무법인 헤리티지의 '유언 작성하기' 웹사이트 활용하기
상속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법무법인 헤리티지는 '유언 작성하기'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사용자가 무료로 유언장을 작성한 뒤 이를 공식적인 문서로 만드는 과정을 도와줍니다.
사용 방법:
- '유언 작성하기' 웹사이트에 접속합니다
- 총 8장으로 구성된 페이지에서 각 질문에 답변합니다
- 연명 치료 여부, 장례식 방식, 재산 분배 등 중요한 결정을 기록합니다
이 서비스는 특히 법적인 효력이 있는 유언장을 작성하고 싶은 분들에게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한 친구는 이 서비스로 유언장 초안을 작성한 후 변호사 상담을 받아 최종 문서를 완성했습니다.
디지털 유언장 작성 시 주의사항
디지털 유언장을 작성할 때는 몇 가지 중요한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법적 효력의 한계
현재 온라인으로 작성한 유언은 그 자체로 법적 효력을 완전히 갖지 못할 수 있습니다.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유언 방식은 5가지(자필, 녹음, 구수증서, 비밀증서, 공정증서)이므로, 중요한 재산 상속에 관한 사항은 법적 절차를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정기적인 업데이트
디지털 자산과 계정은 계속 변화하므로, 최소 연 1회 정도는 디지털 유언장을 검토하고 업데이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년에 업데이트를 미루다가 새로 만든 암호화폐 지갑을 추가하는 것을 깜빡한 경험이 있습니다.
접근 정보 관리
비밀번호나 접근 방법을 직접적으로 기록하기보다는, 안전한 비밀번호 관리자를 사용하고 그 접근 방법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보안과 접근성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바로 디지털 유언장 작성을 시작하세요
디지털 유언장 작성은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위에서 소개한 도구들을 활용하면 생각보다 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2025년 현재, 디지털 유언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디지털 유언장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가장 중요한 디지털 계정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디지털 유언장을 완성해 나가세요. 이는 단순히 미래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현재 우리의 디지털 생활을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소중한 디지털 자산을 보호하는 현명한 선택입니다.
기억하세요, 디지털 유언장은 재산만이 아닌 여러분의 디지털 정체성과 소중한 메시지를 남기는 의미 있는 과정입니다. 지금 시작하세요. 미래의 당신과 당신의 소중한 사람들이 감사할 것입니다.